민주, 호남발 '금권선거' 악재에 비상…대세론 속 '도덕성 리스크' 확산
6·3 지방선거를 30여일 앞두고 전반적인 우세 흐름을 보이던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지역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금권·정치자금 의혹으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도덕성 리스크’가 자칫 선거 막판 수도권 등 격전지 역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곳은 전남 순천이다. 손훈모 순천시장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와 사업가 간의 금품 수수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불거졌다.
녹취록에는 ‘5개’, ‘10개’ 등 구체적인 숫자가 언급되며 돈을 주고받는 듯한 대화가 담겼다. 손 후보 측은 “악의적 편집에 의한 정치 공작”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긴급 감찰에 착수하며 공천 유지 여부를 고심 중이다.
광양에서는 박성현 예비후보가 불법 전화방을 운영하고 수당을 지급하려 한 혐의로 선관위에 적발돼 경선 자격을 박탈당했다. 무안 역시 김산 무안군수가 예비후보 등록 전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관권선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무안의 경우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김 군수의 공천이 확정되면서 경쟁 후보들이 ‘늑장 대응’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 지역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유력 주자였던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해 11월 청년들과의 식사 후 현금을 건넨 ‘현금 살포’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 지사는 “대리비 명목이었고 바로 회수했다”고 해명했으나 당 지도부는 “명백한 불법 상황”이라며 만장일치로 제명을 의결했다.
김 지사의 이탈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원택 후보가 ‘식사비 대납 의혹’에 휘말리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에 반발한 안호영 의원이 당의 ‘불공정 감찰’을 비판하며 국회 앞에서 열흘 넘게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내홍이 격화됐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억울한 컷오프·부적격자 배제·낙하산 배제·부정부패 없는 공천을 의미하는 ‘4무(無) 원칙’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호남 지역의 잇따른 의혹에 대해 지역마다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며 지도부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경선이 사실상 본선처럼 치러지다 보니 조직 동원과 금권선거 유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구태 정치가 개별 후보의 문제를 넘어 민주당 전체의 도덕성 훼손으로 이어진다면 중도층 이탈 등 선거 전체 판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감찰 결과가 마무리되는 지역들에 대해 공천 유지 혹은 박탈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호남발 악재’를 끊어내기 위한 지도부의 결단에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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